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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키운 스타트업 ‘미래차 우군’으로 쑥쑥

출처: 동아일보

출범 500일을 넘긴 현대차의 국내 스타트업 육성 기관 ‘제로원’의 김억한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스타트업육성팀장(오른쪽)과 김준홍 아이시냅스 대표(왼쪽). 정지원 모라이 대표가 1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사무실에서 만나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센터를 전 세계에 구축하고 있습니다. 좋은 스타트업을 발굴해 국내 기업과 연결시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1월 당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 그룹의 미래 사업 계획을 이같이 설명했다. 단순히 자동차 제조사에서 벗어나 첨단 모빌리티 기술 기업으로 탈바꿈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정 수석부회장이 언급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은 같은 해 3월 2일 출범한 현대차의 국내 스타트업 육성센터인 ‘제로원’으로 시작됐다. 제로원이 출범한 지 500일을 맞아 최근 제로원 사무실에서 만난 김억한 현대차 전략기술본부 스타트업육성팀장(상무)은 “첨단 모빌리티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 융합과 협력을 기반으로 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에 그룹 전체가 사활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제로원은 출범과 함께 100억 원의 펀드를 조성한 뒤 약 1년 5개월 동안 국내 29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투자 분야도 자율주행을 중심으로 한 첨단 모빌리티 기술 외에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로봇 등 다양하다. 김 팀장은 “올해만 국내 스타트업 19곳에 투자했다”면서 “연간 기준으로는 30곳 이상의 스타트업을 새로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제로원이 개별 스타트업에 넣는 초기 투자금은 1억 원 안팎이다. 김 팀장은 “금액이 큰 편은 아니지만 스타트업이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현업 부서와 사업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연결해 준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일회성 투자가 아니라 2∼4차 투자까지 계획했기 때문에 오랜 시간 현대차와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파통신기술 전문 스타트업인 아이시냅스가 대표적인 협업 사례다. 이 회사는 공장에 설치된 생산 로봇이 라인 위에 올라온 차체의 거리와 위치를 음파통신으로 측정해 효율적으로 차량을 제작하는 기술을 현대차와 함께 실험하고 있다. 김준홍 아이시냅스 대표는 “공장 내부에 철골 구조물이 많아 와이파이로는 연결에 한계가 있었는데 음파통신기술을 적용하면 생산 로봇이 정확하게 스스로 해야 할 작업을 찾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모라이도 5월 제로원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뒤 즉시 현대엠엔소프트와 협업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모라이는 자율주행 모의연습기기(시뮬레이터)에 지도·주행정보를 넣어 실제 자율주행이 가능한지 점검하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정지원 모라이 대표는 “작은 스타트업이 지도·주행 관련 정보를 얻기 쉽지 않은데 현대차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빅데이터를 시뮬레이터에 넣으면서 기술 완성도가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고 했다.


제로원은 올 하반기(7∼12월)부터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국내 스타트업 발굴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현대차는 제로원에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 이스라엘 텔아비브, 독일 베를린, 중국 베이징 등 4개 지역에 글로벌 스타트업을 찾기 위한 센터 인 ‘크래들’을 설립했다. 해외 투자자와 국내 스타트업을 연결하고, 사업 기회도 함께 찾는 것이 목표다.


김 팀장은 “최근 들어서는 투자 대상 스타트업을 선발할 때 글로벌 시장 진출에 목표를 두는 곳에 눈길이 먼저 가는 것이 사실”이라며 “크래들을 통해 더 넓은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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